삶의 향기/미술

모딜리아니와 잔느전

연서화 티스토리 2008. 3. 15. 15:53

 

 

 

 

 

 

 

        

 

 


 

 

 

1906년 파리로 건너온 모디의 나이는 22세였다. 당시 몽파르나스에 모여든 많은 화가들과 교우하면서 예술적 영감을 얻었던 그는 지인들의 초상과 누드를 주로 그렸다. 예술에 대해 한결같은 정열을 지니고 있었던 그의 몇몇 스케치들을 만날 수 있다. 한편 잔느의 일생에 대한 정보는 거의 남아있지 않다. 그러나 그녀의 오빠와 주고받은 서신을 통해 그녀의 미술에 대한 남다른 열정과 재능을 가늠할 수 있다. 그녀에게 절친한 친구이자 때로는 미술선생님의 역할을 하기도 했던 그녀의 오빠는 일찍부터 드로잉에 남다른 재능을 지닌 잔느를 북돋아 몽파르나스 미술학교에서 전문적인 교육을 받는데 일조한다. 그녀의 화풍은 일상생활의 지도를 그리는 것처럼 정확하게 묘사하여 일상적 환경을 그림의 무대로 삼은 것이 특징이며, 어린 나이였지만 당대 최고의 소묘화가와 비교해도 손색없을 수준의 감수성과 데생 감각을 보여주는 작품들이 돋보인다.

 

     

       

 

몽파르나스에 도착한 소녀 잔느는 세잔의 정물화가 인상적이었을 것이다. 잔느는 세잔이 정물화에서 자주 그렸던 사과를 그렸다. 구겨진 테이블 보와 사과, 레몬, 주전자등이 자유롭게 배치되어있는 화폭에는 잔느의 자유로운 성향을 반영하는 다양한 시점을 엿볼 수 있다. 

 

검은 수사복을 입은 여인과 장식적인 벽시계를 그린 이 그림은 인물의 표정과 단순한 색채의 과감한 사용을 통해 소녀 잔느의 성숙한 에너지를 엿볼 수 있다

 

 

그들의 만남이 이뤄진 시기는 1916년 모디가 잔느를 그린 소묘를 통해 가늠할 수 있다. 몽파르나스의 미술연구소 콜라로시 아카데미에서 데생을 공부하던 잔느가 1918년까지 몽파르나스에서 지내는 동안 이탈리안 화가 모디를 만나 사랑을 키우면서 함께 작업하던 시기의 작품들을 소개한다. 잔느는 모디에게 있어 회화라는 같은 분야에서 활동했던 최초의 유일한 반려자였기에 그녀의 예술가적 재능에 매료된 모디의 애정을 엿볼 수 있는 작품들을 만날 수 있으며, 모디의 화풍에 영향을 받은 잔느의 다양한 작업들을 감상할 수 있다.
 

 

긴 목과 매끈한 피부, 아프리카 조각처럼 늘린듯한 얼굴로 모디 초상의 특징이 보이는 그림이다. 짙은 파랑색은 에콜드 파리의 세기말적 분위기인 우울함을 표출하지만, 파랑색과 대비되는 주황색의 목걸이와 팔찌는 모델을 세련되고 기품 있는 여성으로 보이게 한다. 전반적으로 부드러운 곡선의 미와 여인의 볼의 홍조는 여인의 섹시함을 느끼게 한다

 

 

풍경화와 정물화를 주로 그리던 잔느는 모디를 만난 이후 초상화에 관심을 갖게 되어 인물을 클로즈업한 초상화를 많이 제작하였다. 모디의 초상화가 제한된 색채안에서 독특한 형태미를 이루었던 것에 반해, 잔느의 초상화는 모디의 초상화보다 색채적인 면에서 강렬하다. 모디의 작품 스타일을 따르지만, 잔느의 내면에 끓어오르는 열정을 보는 듯 하다.

 

 

점차 모디의 영향을 받은 듯한 긴목과 둥근 어깨, 긴 코는 모디의 형태와 비슷하지만, 모디의 드로잉이 대상의 인상을 순간적으로 포착하여 인물의 특징을 명쾌하게 끌어낸 것에 반해, 잔느의 드로잉은 명암의 사용으로 모디의 드로잉 보다는 무거운 느낌을 갖게 한다. 드로잉에서도 작품의 명암과 느낌을 고민했던 잔느의 예술가로서의 면모를 엿볼 수 있다.

 

1918년 5월 모디는 건강의 악화와 몽파르나스에 퍼진 독감을 피해 잔느의 모친과 함께 니스로 요양을 떠난다. 그곳에서 딸 잔느 모딜리아니가 태어났으며, 당시 둘의 소소한 행복을 표현한 많은 데생이 남아있다. 특히 이 시기에 잔느의 많은 초상화들이 제작되었다. 그러나 니스에서의 행복은 계속되는 생활고로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이러한 니스에서의 생활은 모디가 친구에게 보낸 매우 현실적이며 실용적인, 돈을 빌리기 위한 내용이 대부분인 서신을 통해 알 수 있다. 그러나 서로 영향을 주고받던 그들의 예술적 교감은 이 시기에 탄생된 유화 및 데생을 통해 엿볼 수 있다.

 

 

모디는 여인의 누드를 많이 그렸지만, 잔느의 누드는 그리지 않았다. 목욕 직후의 상반신을 노출하고 있는 잔느는  긴 목과 수줍은듯한 홍조를 띤 볼이 섹시하기 보다는 청초함을 느끼게 한다. 청순하고 수줍은 아내 잔느를 보는 모디의 시선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모디의 초상화는 모델의 긴 목을 강조한다. 둥근 삼각형의 어깨, 긴 얼굴, 긴 코, 가늘고 긴 눈썹은 코선과 연결되어 있으며 눈매는 그윽하다. 모디의 초상화는 비슷한 듯 보이지만, 인물의 개성과 모디가 모델을 보는 느낌이 강하게 느껴진다는 면에서 독특한 개성을 인정받고 있다.

 

 

모디와 잔느가 함께 그린 그들만의 그림으로 가벼운 드로잉이지만 임산부 잔느와 행복한 모디, 손을 꼭 잡은 행복한 모디 부부의 모습을 함께 그린 작품이다. 이 작품을 함께 그리면 행복했을 그들의 모습이 상상이 가는 작품이다. 하지만 격자로 짜인 의자와 꼭 잡은 두 손은 그들의 구성진 사랑을 암시하는 듯 하다.

 

1920년 그들의 죽음은 화가와 연인의 대표적인 일화로 현재까지 그들에 대한 관심을 부추겨왔다. 1919년 니스에서 다시 파리로 돌아와 1년 후 결핵성 늑막염으로 사망했던 모디의 마지막 작품들, 그리고 모디의 죽음을 곁에서 지켜보던 잔느의 심경을 엿볼 수 있는 그림들을 만날 수 있다. 이를 통해 모디의 사후 이틀만에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잔느의 애절한 사랑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작품들로 구성되어있다.

 

 

 

 

임종을 앞둔 병상의 모디. 괴로워하는 모디를 보는 잔느의 안타깝고 애절한 심정이 표현된 드로잉 작품.

 

 

모디의 몇 안되는 자화상 드로잉 중 1점으로 병상의 모디가 그렸을 것으로 추정되며 푸른색이 잔느를 두고 떠나는 모디의 우울함을 표현하는 듯하다. 얼굴의 선묘는 그의 조각가로서의 특징을 보여준다.

 

 

잔느는 모디의 병상을 지키며 모디에게 드리워진 죽음의 그림자를 보았다. 모디 없는 인생을 상상할 수 없었던 잔느,
그녀는 천국에서도 자신의 모델이 되어 달라는 모디의 말을 들어주기라도 하듯, 모디가 떠나기 며칠 전 이 그림을 그리며 그와 함께 떠날 준비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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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  바깥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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