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면 앓는 병
이 결별과 출발의 집념은 매년
가을이면 나에게 다가오는 병마이다.
가을처럼 여행에 알맞는 계절이 또 있을까?
모든 정을 다 결별하고 홀가분하게
여행을 하고 싶어지는 계절이 가을이다.
엷어진 일광과 냉랭한 공기 속을
어디라고 정한 곳 없이
떠나 버리고 싶은 생각이
하루에도 몇 번씩 난다.
매일 매일의 궤도에 오른 생활이
뽀얀 오후의 먼지 속에서
유난히 염증나게 느껴진다.
여름의 생기가 다 빼앗아가 버린
나머지의 잔해처럼
몸도 마음도 피로에 사로잡히게 되고
생 전반에 대한 지긋지긋한 느낌을 갖게 된다.
이럴 때 어디로 떠났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하다.
우순실..잊히지 않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