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문학

2010 문화일보 신춘문예 소설 심사평

연서화 티스토리 2010. 1. 1. 10:03

 

<2010 신춘문예>
소외와 상처 담담히 그려내… 작가의 따뜻한 시선 느껴져

 

 

 

심사평

문학평론가 김병익(오른쪽), 소설가 박범신씨가 지난 12월23일 문화일보 회의실에서 진행된 소설 본심에서 의견을 나누고 있다. 김동훈기자 dhk@munhwa.com
최종적으로 논의 대상이 된 작품은 김민정의 ‘당신의 시선’, 김시율의 ‘돌아와 흑염소’, 조형래의 ‘파편’, 김은아의 ‘당신의 자장가’ 네 편이었다.

‘당신의 시선’은 형식에서 신선했으나 시점의 변화가 주제와 밀접하게 관련을 맺지 못해 작위적인 느낌을 주었고, 서사구조도 밀도 있게 짜여지지 못해 인상적인 이야기로 완성하는 데 실패했다고 보았다. ‘돌아와 흑염소’는 참신하고 재미있는 상상력을 보여주고 있으나 여러 삽화들이 내적 개연성을 확보하는 데 실패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느꼈다.

‘파편’은 무난한 문장으로 어린 시절의 상처를 진술하고 있지만 ‘아버지’를 비롯한 인물의 캐릭터를 참신하게 형상화하지 못했다는 점이 지적되었고 전체적인 구성이 응집력을 확보하지 못해 산만한 느낌을 주었다. 최종적으로 ‘당신의 자장가’를 당선작으로 결정하자는 데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일치했다.

사육사인 화자가 자신이 돌보는 침팬지와의 동일시를 통해 소외와 상처를 담담히 그려내고 있는 ‘당신의 자장가’는 무엇보다 그늘진 곳을 웅숭깊게 들여다보려는 작가의 따뜻한 시선이 돋보였다. 약육강식의 사육장 풍경과 더불어 ‘윤’이라는 남자와의 관계를 형상화하는 솜씨도 안정적이었다. 오랫동안 닦아온 솜씨라고 보았다.

형식과 내용에서 두루 신뢰할 수 있는 신인 작가를 얻었다고 본다. 작가의 계속적인 정진을 바란다.

심사위원 김병익·박범신